굿바이 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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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덴슬리벨, May 4, 2012 - Literary Collections - 38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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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안네 프랑크와 함께 살았던 유대인 소녀 베르테가 밝히는 충격의 증언들!

“살아남는 게 내 삶의 유일한 목표였다.”
시체 더미에서 살아남은 소녀의 충격적인 고백

전쟁, 재해, 테러, 홍수 등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을 떠올리고 기록하는 일에 몰려든다. 그러기도 잠시, 모두들 그곳을 털고 일어나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은 쉽게 털고 일어날 수가 없다. 오히려 남은 자리에서 빙글빙글 제자리를 돌며 떠난 사람들의 몫까지 기억을 떠올리고 또 떠올리게 된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 듯, 컴퍼스의 중심점이 한 지점에 꽂히듯, 그날 그 자리에 자신의 중심이 콕 찍혀버리는 것이다. 그것이 폭력과 상처가 가진 비극성이다.

“대개는 반쪽 고아 또는 완벽한 고아가 되었거나 전쟁 피해자가 된 어린 생존자들에게 이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관심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가? 전쟁의 상처로 자식에게 평범한 어린 시절은커녕 제대로 키울 능력도 없게 된 부모를 둔 아이들에게 종전 후 어떤 일이 닥쳤을지 궁금해 한 사람이 있기는 했을까?
이따금 안네 프랑크가 생각난다. 안네가 나처럼 살아남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 p. 9

책 『굿바이, 안네』(이덴슬리벨)에서는 집단수용소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저자가 전쟁의 상흔을 가진 채 살아온 이야기를 담았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이전의 책들이 그 사건에 집중한 데 반해 이 책은 전쟁이 끝난 이후에 피해자들이 어떤 심정으로 살아가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홀로코스트는 인류가 생긴 이래 최고로 잔인한 만행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20세기 중반부터 수많은 이야기의 주제가 되었다. 이 책 역시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소녀의 회상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형식적으로도 이 책은 소설과 회고록의 경계를 넘나든다. 어린 시절의 따뜻했던 추억과 강제수용소에서의 암울했던 기억, 고아원에서의 생활, 십대가 되어서 겪은 정체성의 혼란 등 전쟁이 끝난 이후 자신의 삶에 대해 담담히 적어 내려간다.

만약 안네 프랑크가 끝까지 살아남았다면
일기의 내용은 회의적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베르겐 벨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소녀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집단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극소수의 생존자들 중 하나인 이 아이는 살아남는 기적을 경험하지만 홀로 외롭게 살아가야하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집단수용소 신드롬’으로 불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소녀는 어릴 적 기억을 잃었고 수용소를 떠올리는 이미지만 보아도 혼절을 했다. 살아남은 소녀는 이제 백발의 할머니가 되었고 60년이 지난 지금에야 사람들에게 묻는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나요?”

저자는 스스로 이 책을 『안네의 일기』 속편이라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남긴 고통의 상징이랄 수 있는 안네 프랑크의 일기는 미완의 작품이기에 지금까지도 물론 속편은 없다. 저자는 암스테르담의 유대인 공동체 구역에서 안네 프랑크와 함께 자라났고, 베르겐 벨젠에서의 암흑 같은 시간도 함께 보냈다. 따라서 그 후 30년 가까이 전문적인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그녀야말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살아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물론 역사에서 가정법은 의미가 없지만 이 책은 안네가 살아남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지 상상하며 읽으면 더욱 다양한 의미로 다가갈 것이다. 전쟁이 불러온 폭력과 억압, 광적인 인종차별주의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전쟁 후의 삶까지도 품으려는 의도로 쓰인 이 책 『굿바이, 안네』을 통해 저자 내면의 혼란을 그대로 기술하며 전쟁의 잔혹성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아픔을 지우기 위해선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내가 이 책을 쓴 것은 소중한 이들과 인류 동포들이 우리가 겉으로는 씩씩하게 보일지라도 전쟁에서 결코 승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해해주길 바라서이다. 심지어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전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말이다.” - p. 12

매주 수요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기 위한 모임이 개최된다. 할머니들에겐 그 자리에 서있는 것조차 상처일 텐데 대체 무엇이 고된 몸을 이끌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곳을 찾게 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전쟁의 상처에는 유효기간이 없다고 말한다. 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넘었고 사과와 보상, 추모의 분위기가 조성되어도 저자 베르테 메이에르는 용서와 화해는 없으며, 적어도 피해자들에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슬픔이 그들 내면에 가득한 것이다.

저자는 이를 세상에 알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삶의 이해를 넓혀주고자 난생처음으로 전쟁 이후에 살아오며 겪은 힘겨운 투쟁에 얽힌 이야기를 남김없이 털어놓는다. 전쟁 후 60년이 지나서야 마침내 자신의 지나온 인생을 이야기할 마음의 준비가 된 것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이 죽는 날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 말한다. 아픔을 지우기 위해서는 60년도 짧은 시간인 것이다. 그녀의 이러한 고백은 집단학살의 공포를 이해하고자 애쓰는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에게 지혜와 통찰력 그리고 위안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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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2012)

저자 - 베르테 메이에르 저자 베르테 메이에르는 1938년생. 네 살 때 유대인 수용소에서 가족을 모두 잃고, 동생과 단둘이 살아남았다. 수용소로 가기 전 안네 프랑크의 이웃에 살았으며, 베르겐 벨젠 수용소에서 안네와 그의 언니 마르고와 함께 같은 막사에 있었다. 그녀는 안네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그동안 숨겨왔던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의 말 못할 고독과 슬픔을 70년 만에 고백한다. 이 책은 전쟁 희생자인 그녀 내면의 혼란과 아픔을 통해 전쟁 자체의 잔혹성을 보여준다. 현재 네덜란드에서 두 번째 남편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가인 개리 골드슈나이더와 함께 살고 있으며 전문 음식 평론가로 활동하며 17권의 요리책을 출간했다.

역자 - 문신원 역자 문신원은 이화여자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프랑스어와 영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나는 임신하지 않았다》《그린 비즈니스의 미래 지도》《할머니의 사라지는 기억》《파리카페》《악의 쾌락-변태에 대하여》《프레디 머큐리》《마이클 잭슨, 특별한 운명》《뉴욕의 역사》《느리게 사는 즐거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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