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피에로들 우는 밤

Front Cover
북트리아, Jun 12, 2012 - Literary Collections - 469 pages
0 Reviews


박씨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무일푼으로 일본에 건너온지라 도쿄에서의 생활이 그렇게 빡빡할 수 없었다. 당장 먹고사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해결이 안 되니 오십이 넘은 그로서는 이래저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쳐가고 있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코리아타운에서 막일로 버티다 우연히 최 사장과 술자리를 함께하고 한 명이라도 숙박인을 더 건지려는 그의 의도와 맞아떨어지면서 도쿄 코리아타운 최대 인력소인 콩나물에 짐을 풀게 된다.

박씨는 날이 갈수록 최 사장과 더욱 친해지고 유령회사까지 넘겨받기로 하면서 둘 사이는 사장과 만 엔짜리 잡부라는 관계를 넘어 그 이상의 끈끈한 우정을 쌓게 된다. 그러다 최 사장과 요시다 간에 때리고 맞는 사건이 발생하고 요시다가 진단서를 끊어 신주쿠경찰서에 최 사장을 고발한다. 그러면서 한순간 도망자 신세가 된 최 사장은 콩나물에 들어온 지 한 달, 일본에 건너온 지 채 두 달이 안 된 박씨를 임시 사장으로 앉히고 콩나물 업무를 보게 한다.

박씨는 능수능란하게 구인자 구직자를 처리하고 두 개의 민박집을 무난하게 운영한다. 그런 자신감에 비록 내야 할 세금이 300만 엔이나 됐지만 일본회사도 하나 가지게 된 지라 누가 뭐래도 자신은 어엿한 사장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면서 남들은 전혀 인정하지 않는 사장 폼으로 빳빳하게 목에 힘을 주고 다니며 콩나물에 들락거리는 사람들에게 거들먹거린다. 특히 예쁜 여자만 보면 수작을 거는데 그 꼬락서니를 지켜보는 콩나물과 연관된 사람들은 치를 떨며 그를 비난한다. 보름간의 도피 행각을 끝내고 최 사장이 마음을 다잡아 드디어 신주쿠경찰서에 자수했을 때 박씨는 속으로 불안했고, 그를 미워하는 요시다가 한시름 놓으며 콩나물주인의 조속한 복귀를 기다렸다.

그럴 때쯤 콩나물에 한 사람의 숙박으로 자리 잡은 곽군은 박씨를 따르고 한 방의 식구로 요시다와 사이좋게 지내게 된다. 하지만 도쿄에 내린 불황으로 일을 나가지 못하고 숙박비만 잔뜩 쌓이는 곽군은 사장이라고 싸돌아다니기 바쁜 박씨를 대신해 콩나물을 지키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다. 또 다른 민박집인 302호에 그새 마흔여덟 먹은 일본에 온 지 20년 된 나카타와 일본부인 덕에 어엿한 비자가 있는 봉만이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드디어 한 달간의 방황을 끝내고 최 사장이 콩나물로 돌아오던 날 밤, 그는 요시다와 박씨를 앞에 두고 앞으로 열심히 돈을 벌자고 일갈할 뿐 박씨가 원하던 바인 요시다를 홀대하거나 내쫓지 않게 된다. 최 사장으로서는 당장 밀린 월세며 산더미처럼 쌓인 세금들이 머릿속에 가득할 뿐이다.

최 사장 박씨 요시다 곽군이 식탁에 모여 있는 어느 날 술에 취한 심씨가 나타나 콩나물에 짐을 풀고 최 사장의 속을 썩인다. 이때쯤 곽군이 302호로 숙소를 옮겨 콩나물에는 최 사장 요시다 박씨 심씨가, 302호에는 곽군 나카타 봉만이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일본에 온 지 40년이나 된 오야배는 콩나물을 들락거리며 박씨와 우애를 다진다.

박씨는 콩나물주인이 돌아왔는데도 여전히 여자들에게 찝쩍거리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다가 결국 그런 짓에 엄격한 선을 긋고 나서는 최 사장에게 제대로 걸려 그의 눈 밖에 난다. 박씨가 빚더미 회사를 완전히 인수하던 날 최 사장은 미련 없이 그를 거리로 내쫓는다.

빈껍데기 서류뿐인 회사 하나 손에 쥐고 코리아타운 민박집을 전전하는 박씨가 처음에는 굶어 죽지 않으려고 막일이라도 나가더니 이내 때려치우고 불법체류자인 나카타를 쥐어짜 먹으며 하루하루를 근근이 연명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콩나물을 향한 죽기 살기 식 생떼는 그치지 않아 콩나물 전화를 끊는다는 지, 콩나물 구인자 구직자...(하략)

What people are saying - Write a review

We haven't found any reviews in the usual places.

Other editions - View all

About the author (2012)

저자 - 소형석
1974년 생

2006년 숲에 선 야기(시집)
2007년 나는야 허공 속을 걷는 방랑자(소설)

2012년 미지의 제국을 받는다(시집 개정판)
2012년 2012 소형석의 동화나라(동화모음집)

Bibliographic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