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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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Mar 30, 2011 - Art - 559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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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국을 말하다 _현재의 음식소비를 통해 읽는 21세기 한국
- 이 책의 주제 1

이 책의 첫 번째 문제의식은 ‘오늘날 한국의 음식소비는 어떠한가?’이다. 저자는 음식이 주도한 사회 변화나 사회 변화가 음식에 끼친 영향을 살피는 관점과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그에 답한다. 즉, 주택과 가족 제도의 변화가 음식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한류 전파에 따른 해외에서의 한국 음식 소비와 ‘음식 한류’의 진실은 무엇인지, 한국음식을 상징하는 맛인 매운맛은 어떤 형성 과정을 거쳤는지, 한국음식의 대표처럼 여겨지는 비빔밥은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등 여러 담론을 살펴 ‘음식소비’라는 창으로 21세기 한국의 음식문화를 돌아본다.
특히 ‘1장 식구론’에서는 양옥으로의 변화와 핵가족화가 음식 소비에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는지를 밝혔다. 부뚜막과 아궁이로 이뤄진 부엌이 입식 주방으로 바뀐 현대식 주택은, 무쇠솥이 전기밥솥에 밀려난 것은 물론 장독대가 김치냉장고로 대체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들이 결국 밥 먹는 자리의 변화까지 초래했다고 말한다. 가장(독상), 남자(겸상), 여자(부엌, 안방)로 나뉘어 식사하던 가족은 이제 식탁에 모여 앉아 밥을 먹고, 아랫목을 중심으로 위계에 맞춰 배열되던 식사 자리는 이제 TV가 잘 보이는 자리를 중심으로 맞춰 앉는다. 이처럼 주택의 변화가 음식뿐만 아니라 식사 방식까지 바꿔놓았음을 밝히고, 함께 밥을 먹는 집단인 ‘식구’라는 개념의 변천을 읽어낸다.

근대와의 조우 _한국음식의 근대적 변용
- 이 책의 주제 2

이 책의 두 번째 화두는 ‘근대’이다. ‘한국음식’이라는 인식이 근대주의와 함께 형성되었다고 본 저자는 근대라는 거대한 물살이 조선의 음식과 만나 어떤 변화를 빚어냈는지, 그것이 지금의 한국음식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관심을 둔다. 이는 개항시기 외국 사신을 접대하기 위해 펼쳐진 연회의 방식을 살피고, 숙박업소에서 주점으로 바뀌어버린 주막의 발달과 변용 과정을 좇으며, 근대에 들어서면서 민물생선에서 바다생선 중심으로 변해간 생선 소비의 변화 이유를 찾고, 일본인이 어떤 타자적 관점에서 조선음식을 바라보았는지를 살피는 연구로 이어진다.
특히 ‘5장 식탁 위의 근대’는 라는 그림을 통한 역사 읽기를 시도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1883년, 조일통상장정 조약을 체결한 후에 치러진 연회를 기록한 그림 한 점을 놓고, 연회 참석자, 참석자의 좌석 배치, 사용된 식기, 음식 등을 살폈다. 그렇게 강화도조약 체결 후 10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치러진 연회에 서양 음식과 서양식 식기가 등장했음을 밝힘으로써,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인 서양의 근대가 이윽고 ‘배우기’로 변환되는 과정이라고 파악한다. 즉, 정치적 파벌을 막론하고 근대의 수용 의지를 밝히는 공식적 입장 표명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만들어진 음식의 전통 - 한국음식, 전통과 전통이라는 허상
- 이 책의 주제 3

이 책이 던지는 세 번째 질문은 ‘한국음식 가운데 오래된 것과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것들은 무엇인가?’이다. 저자는 한중일의 숟가락과 젓가락 사용의 역사를 비교하고, 음식문화에 투영된 유교 사상을 파헤쳐 제사와 음식문화의 상관관계를 밝힌다. 더불어 굿상에 올라간 음식의 변천과정을 밤섬에서 마포로 이동하면서 변화된 도당굿을 통해 살피고,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에 등장한 음식 관련 묘사들을 치밀하게 살핌으로써 한국인이 잘못 알고 있는 음식에 얽힌 상식을 반전시킨다. 즉 ‘오래된 것’이 실상은 ‘만들어진 전통’일 수 있음을 간파한다.
특히, 홍명희의 소설《임꺽정》을 분석한 내용(‘13장 상상 속의 조선음식’)은 무척 흥미롭다. 저자는 소설에 등장하는 음식 관련 묘사는 모두 추려내고,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1400~1500년대에 실제로 소설에 나오는 것과 같은 음식을 먹고 식기구를 사용했는지 조사했다. 이를 통해 풍속사를 재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임꺽정》은 벽초가 조선적이라고 생각한 것을 엮어놓은 ‘소설’일 뿐이라고 말한다. 벽초의 소설을 통해 만나고 정립되어온 ‘조선의 전통’은 그저 ‘상상 속의 조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가 해체시킨 호루몬야키
베이징의 한류와 조선 . 한국 음식점
에스닉과 내셔널 사이에 선 한식 세계화

3장 한국음식의 매운맛은 어떻게 진화했는가─거슬러 올라가는 매운맛의 역사
한국의 매운맛, 칼칼한 맛과 얼얼한 맛
한반도에 유입된 고추의 역사
후추와 천초를 지나 고추를 만나다
왜 고추가 한반도에 널리 퍼졌는가
매운맛 유행의 문화적 의미

4장 비빔밥의 진화와 담론 연구
조리법의 진화로 읽는 비빔밥의 역사
먹기에 좋은 음식, 비빔밥
비빔밥 담론에 담긴 이데올로기
음식의 진화로 읽는 사회문화사

2부 한국음식, 그리고 근대

5장 식탁 위의 근대─를 중심으로
그림을 통한 역사 읽기
근대화되는 조선, 조선인─연회의 참여자와 사건
조선의 틀에 담긴 서양─연회의 주식(酒食)과 식사방법
연회를 보는 서로 다른 시선
보편성 획득에 실패한 식탁 위의 근대

6장 주막의 근대─만들어진 전통의 이미지, 주막
전근대 시기 주막의 모습
숙박에서 주점으로, 주막의 근대적 분화
주막, 근대적 법률에 포섭되다
외식의 탄생, 음식점의 변용

7장 생선 소비와 근대─민물생선에서 바다생선으로
20세기 초 한강 하류의 어업력과 어로방법
밥상에서 사라진 민물생선
역사가 기억하지 않는 고래고기
기름에서 고기로, 고래의 변용
민물에서 바다로, 생선 소비의 변화

8장 타자화된 조선음식─일본인의 눈에 비친 조선음식을 중심으로
일본인의 눈으로 본 조선음식
《조선만화》속 신선로, 일본인을 매료시키다
《내선융화요체》에 묘사된 조선인의 식사
조선음식의 상징이 되어버린 신선로

9장 한국음식이란 무엇인가
식민지하의 조선음식론
한국음식은 ‘향토음식’의 조합인가
근대화 과정과 한국음식론
21세기, 한국인은 어떻게 음식을 소비하는가
변화하는 한국음식의 역사문화적 구조

3부 한국음식, 오래된 것과의 만남

10장 도구의 닮음과 문화의 다름
콰이즈를 만든 중국, 콰이즈가 만든 중국
일본음식과 문화를 빚어낸 와리바시
스테인리스 수저에 담긴 한국의 성리학
수저의 역사─동일한 출발점과 각기 다른 도착점

11장 음식문화에 나타난 유교적 질서와 일상화
유교와 음식의 오래된 관계
여전히 굳건한 유교적 음식 관념
유교적 ‘가(家)’와 식구
죽음에 대한 인식과 음식
유교문화권의 음식학 연구를 위한 일제언

12장 재물, 인간과 신령의 연결고리─서울 밤섬 도당굿에 오른 무속음식을 중심으로
제물 마련과 음식 준비
엄격한 상차림을 통한 제물의 진설
제물 소비의 의미와 구조

13장 상상 속의 조선음식─소설 《임꺽정》에 묘사된 조선음식을 중심으로
백성의 주식에 대한 오해
고추장을 먹는 임꺽정, 벽초의 의도된 실수
전혀 ‘민중’적이지 않은 의례음식들
여전히 강조되는 조선적인 것

보론 | 한국음식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연구사 50년
1960~1970년대, 한국음식의 역사에 대한 식품학적 접근
1980년대, 식품학에서의 인문학적 접근
1990년대 이후, 식품학에서 인문사회과학으로 확장
21세기, ‘음식학’의 탄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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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2011)

저자 - 주영하
1962년 경남 마산 출생.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대학원 문화인류학과에서 로 석사를, 중국 중앙민족대학 대학원 민족학과에서 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민속학 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동아시아 지역의 음식 문화와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에 힘쓰면서 각종 매체에 음식과 관련한 기고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음식 문화 관련 주요 저서로는 《김치, 한국인의 먹거리》, 《음식 전쟁 문화 전쟁》,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 《차폰, 잔폰, 짬뽕: 동아시아 음식 문화의 역사와 현재》등이 있고, 역서로는 《중국음식문화사》등이 있다.
일견 일상적이고 사소한 듯한 음식 행위는 한 사람 혹은 한 문화집단을 이해하는 표징이 된다. 따라서 음식은 단지 식품학영양학농학 등에서 접근할 수 있는 물질적 연구 대상일 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에서도 연구해야 하는 중요한 대상이다.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음식은 조리법이나 맛에서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그런데도 학계와 대중은 한국음식의 위대한 역사와 국가와 민족의 이름에 부합하는 내셔널 푸드에만 지대한 애정을 보인다. 21세기 지구촌 사회에서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상호존중 하기 위해서라도 한반도에서 생산소비되는 에스닉 푸드를 포괄하는 한국음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연구는 ‘음식의 역사와 문화’에 초점을 두고 출발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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