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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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이더, Dec 31, 2012 - Literary Collections - 319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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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은 시이며 철학이다!

21세기를 숨 가쁘게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는 시(詩)도 읽히지 않지만, 철학(哲學)은 더더욱 읽히지 않는 듯하다. 시를 읽기에는 시들이 너무 난삽하고, 철학을 공부하기에는 철학이 너무 어렵다고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노자의 《도덕경》은 꾸준히 읽는다. 《도덕경》이 다름 아닌 시와 철학의 결합인데도 말이다. 그렇다. 《도덕경》은 시이며 철학이다. 《도덕경》에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철학이 가장 부드러운 시적 운율 속에 녹아들어 있다. 시와 철학이 최정상에서 만나고 있는 것이다.

노자는 2,500년 전에 불과 5,000여 자로 표현된 81편의 시적 기술을 통해서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퇴색하거나 왜곡되지 않는 철학적 진리를 담아냈다. 인간의 심성과 자세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종착점을 도(道)라 했고, 그것이 바로 《도덕경》이다. 사람들은 노자와 그의 도덕경이라는 제목만 보고 그 가늠할 수 없는 깊이와 상징의 본 모습은 찾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곤 한다. 더구나 2,500년 전 인간의 사려(思慮)에 대해서는 접근 자체를 포기하곤 했다. 그런 점에서 쉬운 필체로 노자라는 거울로 오늘을 비춰보려 한 저자의 용기와 끈기는 가히 놀랄 만한 것이다.

어렵게만 느껴왔던《도덕경》을 아름다운 시적 언어로 재구성!
그중 가장 놀란 만한 것은 원문 번역이다. 그동안의 번역은 그저 한자를 친절하게 한글로 고쳐놓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리도 난해한 내용을 아름다운 모국어로 완벽하게 탈바꿈시켜 놓았다. ‘《도덕경》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일거에 깨뜨려버린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쉽다. 잘 읽힌다. 게다가 깊이까지 놓치지 않았다.
이렇게 원문 번역을 끝낸 저자는 그 원문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해설한다. 저자가 말했듯이, 20편까지 썼는데 어느덧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다음 20편, 그 다음 20편. 또 그 다음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어렵게만 여겼던 노자를 쉬운 예로 명료하게 해설!
저자는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한 인간욕망의 처절한 한계치인 ‘가랑이 밑으로 긴 한신(韓信)’과 권력과 욕망의 일그러진 만남인 ‘토사구팽(兎死狗烹)’의 예를 원용하기도 하고 철학의 빈 곳을 메우고 완성하기 위하여 서양철학(스피노자와 에크하르트)을 인용하기도 하고 인간의 소통과 이해의 철학(Understand)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해한다’라는 이 단어로 ‘무엇 무엇의 아래에 선다’라는 뜻을 강조했다. 막연한 도(道)의 개념을 찾기 위해 쉬운 예를 들춘 것이다. 요컨대 그는, ‘지식과 지혜와는 거리가 멀고 그 자리를 도가 채운다’라는, 생각하기 따라서는 어렵고 막연한 명제들을 ‘오늘날’ 현대인의 보편적 정서와 연결시키면서 명료한 서술에 성공한 것이다.
저자가 온통 상징성으로 뒤덮인 철학인 장자와 노자를 대중들에게 그토록 가깝게 접근시킨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 원동력은 각각 장자와 노자를 서술한 방법론, 즉 자유롭게 접근하고(장자), 쉽고 간명하게 표현하는(노자) 원리인 듯하다. 여기에 작가 자신의 ‘오늘’에 관한 정확하고, 비판적이고, 연민이 가득한 이해가 뒷받침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치열하지만 쉬운 말로 풀어낸 담론
저자의 《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는 참 쉽다. 그러나 치열하다. 여기서 쉽다는 것은 많은 고전해설가들이 저지르는 고답적이거나 원본보다 더 어렵게 섭렵하는 관행이 아니라는 뜻이고, 치열하다는 것은 고전이 지니고 있는 인간에 관한 근원적 고찰 내용을 오늘, 이 시대의 거울을 통해서 재조명한 자세가 명료하고 진지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의 관찰과 서술의 무게와 깊이는 날이 갈수록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는 데는 부담이 되었다. 뛰어난 주석가(註釋家)들이 원본을 능가하는 현학적인 토를 달아 설명했지만 각각 자기시대의 안목에 국한했다.
역사 속의 노자와 장자는 언제나 빛나는 구슬임이 분명하지만 때로는 역사라는 안개가 그 상징과 은유의 빛을 가리고 있어서 누군가 이를 닦아내고 서로 흩어진 부분을 채워 넣지 않으면(실에 꿰지 않으면) 보물로서의 가치가 선명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 작업을 위해서 칸트에서 비롯하는 서구의 철학과 불교, 기독교 등 종교철학의 골격을 더듬는 일까지 병행해 주었다. 이들 철학의 비교 설명은 어느 한쪽 철학의 독보적 설명보다 훨씬 이해가 쉬운 결과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이해가 쉬울수록 그 노력은 오히려 엄청난 것임을 느끼게 한다.

소통의 목표를 젊은 층으로!
저자가 이미 고전해설의 흥미 단계를 넘어 전문 영역을 확보한 것을 책을 통하여 확인하면서, 읽는 이들은 그의 고전의 숲 활보가 어디까지 이를 것인지 기대하게 된다. 더구나 그의 저서가 겨냥하는 소통의 목표가 오히려 젊은 층을 향한다는 점도 기대감을 더 높인다.
법조인으로, 교육과 시민의 복지를 염려하는 시민운동의 활동가를 겸하면서 펴낸 장자와 노자는, 현대인에게 흥미 있고 앞서가는 자산임이 분명하다. 박수를 보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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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2012)

저자 - 차경남
목포에서 태어나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변호사의 길에 들어섰다. 미력하나마 사회의 어두운 곳에 힘을 보태기 위해 하남시 소재의 장애인 단체와 외국인 센터 등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동서양 고전, 특히 노자, 장자의 도에 주목하여 오늘에 맞는 동양인의 철학을 모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장자, 영혼의 치유자』,『평범하라, 그리고 비범하라』, 『초월하라, 자유에 이를 때까지』등이 있다. 현 하남시 고문변호사이며, 하남평생교육원에서 ‘장자’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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