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타자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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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담북스, Nov 11, 2011 - Art - 270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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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은 그리는 자의 마음을 담는 그릇이며, 보는 자가 그리는 자의 마음과 만나는 공간이다. 47세의 짧은 삶을 마감한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는 총 143점의 작품을 남겼고, 그 가운데 55점이 ‘자화상’이다. 자화상을 그리지 않은 화가는 미술사에서 찾아보기 어렵지만, 프리다의 자화상처럼 주목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화가 자신인 ‘나’와 자신 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드러낸 프리다의 시선은, 그녀가 겪었던 개인적 격동기와 멕시코가 안고 있던 시대적 변화가 함께 뒤엉켜 작품 속에 녹아 있다. 프리다의 정체성은 멕시코의 메스티소와 닮아있고, 그녀의 ‘자화상’은 멕시코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상징성을 지닌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녀의 자화상을 통해 프리다를 강하게 기억하고, 더불어 그녀의 자화상에 어리는 멕시코의 문화와 예술을 기억한다.

1983년 파블로 르딕(Pablo Leduc) 감독의 영화 이 명성을 얻고, 하이든 헤레라(Hayden Herrera)의 자서전 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프리다는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 후에도 라켈 티보(Raquel Tibo)의 을 비롯하여 많은 자서전이 출간되면서 사망 후에도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들은 프리다의 드라마틱한 삶에만 집중할 뿐, 고통 이면에 변화하는 그녀의 시선은 다루지 못했다. 오른발의 치명적 손실이 결국은 삶의 에너지가 되고, 또 그 순간의 깨달음에 어떤 과정을 거쳐 도달하게 되었는지, 그녀 삶의 객관적 시선과 함께 타자의 시선이 어떻게 맞물려 자화상에 드러났는지에 대한 조명은 미약했다. 또한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없었던 출생과 문화적 혼합, 혼종적 인종성 등 혼란기 멕시코 신문화의 흐름에서 그녀의 역할과 시선이 잘 드러나지 못했다.

그간 그녀의 이야기가 여성으로서의 삶의 패러다임에만 집중되었다면, 이 책은 자화상에 나타난 이미지의 묘사와 상징적 표현 분석을 통해 프리다와의 만남을 새롭게 시도하였다. 따라서 화가의 예술세계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주제들을, 20세기 초 멕시코 사회의 주요 토픽들과 연결하였다. 즉, 그림을 그리는 자의 시선과 그 그림을 보는 타자의 응시 속에 내재된 의미들을 크게 ‘인종적 문제’, ‘문화적 문제’, ‘이념적 문제’, ‘신체적 문제’, ‘성적 문제’, ‘모성적 문제’ 등의 관점에서 해석한 것이다. 위 여섯 개의 토픽은 프리다가 자신의 작품세계에서 즐겨 다루었던 주제이기도 하지만, 동시대의 멕시코 사회가 안고 있었던 개인과 집단의 문제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프리다의 삶은 20세기 초 멕시코가 안고 있었던 시대적 시련과도 많이 닮아있다. 그녀의 자화상에 내재된 여섯 개의 토픽은 그리는 자의 시선과 그림을 보는 자의 시선이 함께 응축되어, 그녀만의 예술세계를 낳게 했다. 그녀의 작품엔 숨기고 싶은 강한 욕망까지도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듯 남김없이 드러난다.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에는 ‘자화상’ 자체의 시선과 응시가 존재하고, 그리는 ‘주체자’의 시선과 응시도 담겨 있다. 또, 자화상에 내재된 ‘타자’의 욕망에 의해 분출된 ‘시선’과 ‘응시’도 함께 담겨 있다. 이 책에서는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타자’에 의해 불린 그녀 예술세계의 해석들을 중심으로 그 전까지 밝혀내지 못했던 새로운 프리다의 시선과 응시를 탄생시키고자 시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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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2011)

저자 - 우성주
저자 우성주는 현재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학사졸업 후, 프랑스 파리 4대학교Univ. de Paris IV(Paris-Sorbonne)에서 ‘예술사 및 고고학’으로 학부과정을 거쳐, 몽펠리에 3대학교Univ. de Montpellier III(Paul Val?ry Univ.) 인문사회과학대학원에서 동일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프랑스 인문사회과학의 그랑제꼴(Grandes Ecoles)인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Ecole de Hautes Etudes en Sciences Sociales(EHESS)에서 ‘이미지인류학(Anthropology & Image)’으로 기초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문화인류학과 객원교수와 건국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겸임교수, 전주대학교 예술치료학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신병동 임상미술치료사 등을 역임하였다. 그 외 경기도박물관에서 프랑스 퐁피두전시기획 총감독, 프랑스외무부 문화성 ‘세계가을예술대축제’협회 아시아담당 부서 자문, 프랑스 아비뇽의 칼베(Calvet)박물관 전시기획 부서 자문, 프랑스 교육부 산하 국립과학기술 연구소(CNRS) 인문과학 기술방법론 연수, 프랑스 몽펠리에(Montpellier) 미술협회 전시 출품, 프랑스 문교부 산하 실내장식과 가구디자인 전문 파리 Ecole Boulle(국립고등응용미술교육대학교) 보석디자인 diploma 과정수료, 프랑스 파리 시청 소속 문화아카데미 벽화 Atelier 과정 수료 등 국내외에서 문화예술 전반 분야에서 적극적인 활동과 연구를 수행하였다. 문화예술 이미지 코드와 상징 분석을 통한 문화원형과 문화콘텐츠 개발 연구에 집중하였으며, 주요 저서로는 『그대, 여신이 되기를 꿈꾸는가』, 『역사문화와 이미지코드분석』, 『신지식의 최전선』 등을 출판하였다. 또한 문화원형 및 예술심리 분야에 관한 연구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고, 아시아경제신문 ‘사이어스 칼럼’도 연재하였다. 최근에는 문화예술표현양식에 있어서 미학과 이미지와 상징 분석을 통한 문화원형 및 콘텐츠 연구, Digital Art Therapy 진단 및 케어시스템 개발 등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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