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그날의 일곱 시간

Front Cover
샘터, Sep 28, 2012 - Literary Collections - 295 pages
0 Reviews


피해자가 죄의식을 느끼는 성범죄 앞에, 우리는 모두 가해자였다
나날이 잔인해지고, 상상을 뛰어넘는 가공할 성범죄로 얼룩진 2012년 대한민국! 매년 늘어나고 있는 성폭행 피해자만 수십만 명에 달한다. 피해를 숨기고 살아가는 이들까지 포함한다면 주변에 성폭행의 상처를 지닌 사람들의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2011년, 이십만 명(추정치)의 성폭행 피해자 중 정부 차원의 심리치료를 받은 이는 6퍼센트에 불과하다. 죄인처럼 고개 숙여 살아가야 하는 수많은 성폭행 피해자들을 위해 우리는 과연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언론에 공개되는 범죄자들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정작 그늘에 숨어 헤어 나오지 못하는 피해자들에 대해 관심을 독려하는 시선은 많지 않다. 대중들은 단순히 자극적인 사건 자체에만 몰두할 뿐, 내 일이 아니면 이내 잊어버린다. 피해자 보호에 대한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존재한다. 물론, 국가 차원의 물리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거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기본적인 관심이 우선이다.
《4월, 그날의 일곱 시간》의 저자 수잔네 프로이스커는 2009년 4월, 본인이 경험한 성폭행의 기억을 용기 내어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 사건 이후, 그녀는 폐쇄공포를 비롯해 충격과 후유증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웠다. 그러나 희생자에 대한 편견을 거둔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따스한 일상을 되찾아간다. 이 책은 사건 이후, 안정을 되찾아가는 수잔네 프로이스커의 일상과 내면 치유 과정을 잔잔하게 따라간다.

《4월, 그날의 일곱 시간》이 전하는 가장 끔찍했던 일곱 시간 이후의 생존기
독일 스트라우빙 교도소의 심리치료사 수잔네 프로이스커는 결혼을 열흘 앞둔 2009년 4월의 어느 날, 4년 넘게 치료해오던 범죄자로부터 일곱 시간 동안이나 무차별 성폭행을 당한다. 당시 사건은 많은 독일 언론의 조명을 받았고 최근까지도《WDR방송》다큐멘터리 에서 재조명되기도 했다.
사실, 처음부터 그녀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두려움으로 집에서 500미터 거리의 가게에서 올리브기름조차 살 수 없었고, 낯선 사람과 대화할 수도 없었으며, 운전하는 것도 버거웠다. 심지어 그녀가 겪은 사건이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벗어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고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시작한다. 책을 집필하게 된 것도 그런 노력 중 하나였다. 이렇게 수잔네 프로이스커는 희생자로서 숨죽이며 살아온 여느 피해자들과 달리 폭행의 기억,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까지의 일련의 기록을 담아냈다.
이 책에는 두려움을 극복하기까지 그녀와 함께해 준 남편과 아들 그리고 지인들과의 평범한 일상의 편린들이 모자이크처럼 이어지고, 끔찍했던 그 사건의 생생한 기록, 사건 당시의 심리 상태와 재판 과정까지 드러난다. 그리고 오래된 친구부터 정신과 의사, 신에 대한 고백, 마음을 치유하는 요리법 등 저자가 불안을 떨쳐버리고 극복해낼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것들이 회자된다.

그날, 나는 희생자가 아니라 생존자였다
《4월, 그날의 일곱 시간》은 성폭력의 고통에 공감하는 모든 이들에게 ‘희생자도 분명히 다시 예전처럼 건강하게 잘살 수 있으며, 우리는 고개 숙이고 숨어 살아야 하는 희생자 아니라 생존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의 눈을 보고 싶었어요. 꼭 보고 싶었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요. 내가 이대로 사라져버릴 거라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자를 판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날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는 사건 서류의 일련번호로만 남고 싶지 않아요. 결코, 이름 없는 희생자가 되고 싶진 않습니다. _본문 중에서

독자들은 책 속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가해자에게 맞서는, 심리치료사 특유의 세밀한 심리묘사를 만날 수 있다. 일곱 시간 동안의 끔찍한 성폭행 사건, 재판의 과정, 피해의식에서 탈출하기까지의 이야기들은 3개의 ‘인터메조’ 로 구성하여 사건 이전의 삶과 사건 이후의 삶을 대비해 감정 변화의 과정을 보여준다. 아울러 단순히 사건 경험담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 생존자로서 그들의 마음을 절절하게 헤아리고 대변한다. 또한, 수잔네 프로이스커 주변의 인물묘사를 통해서 피해를 입은 생존자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의 해결책 또한 우회적으로 엿볼 수 있다. 사건의 생존자와 생존자를 지켜줘야 하는 주변 사람들의 노력은, 피해자가 그저 희생자로 살아가야 하는 한국사회에 전하는 작은 외침이다.
《4월, 그날의 일곱 시간》은 2011년 9월, 출간 당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했으며, 저자 수잔네 프로이스커는 최근 두 번째 책《행복이 꼬리를 흔들 때》를 펴내고 작가로서 거듭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What people are saying - Write a review

We haven't found any reviews in the usual places.

About the author (2012)

저자 - 수잔네 프로이스커
1959년생. 심리학자, 심리치료사로 슈트라우빙 교도소에서 폭력 범죄자를 치료하는 일을 했다. 2009년 4월, 아내를 살해하고 연쇄 강간의 죄목을 가지고 있는 한 남자로부터 무려 일곱 시간동안 무차별 성폭행을 당한다. 그 뒤 도저히 치유될 수 없을 듯한, 성적 노예로서 견뎌야 했던 시간의 기억과 상처를 떠안는다. 재혼을 열흘 앞둔 4월의 어느 날이었다. 이 책은 끔찍한 성폭행을 겪고 나서 이를 극복해가는 치유와 일상의 과정을 심리치료사 본인의 관점으로 담담하게 전한다. 그러나 삶의 의지와 용기에 대한 고백은 큰 울림을 남긴다. 수잔네 프로이스커는 2012년 9월, 두 번째 책 《행복이 꼬리를 흔들 때》를 펴내고 작가로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역자 - 홍이정

Bibliographic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