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개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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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밭, May 30, 2012 - Literary Collections - 323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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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실제 무대의 움직임은 매우 리얼하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벌어진 청와대의 움직임과 통일부의 시각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권이 교체할 때마다 벌집처럼 뒤죽박죽되는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 국정원의 분위기가 그대로 옮겨져 있다.

정보요원의 세계는 일반인이 살아가는 세계와는 아주 다르다. 냉혹하며 잔인하다. 국정원 희생요원을 상징하는 ‘52개의 별’을 꿈꾸며 정보공작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주인공은 우연히 찾은 카페 ‘안단테’의 커피에서 묘한 감성을 떠올린다.

이어 베이징 출장길에 나선 주인공이 맞닥뜨리는 세계는 스파이와 공작, 음모와 술수가 넘치는 곳이다. ‘안단테’의 커피향은 주인공의 미각과 뇌리 속에 남아 있지만 겪어야 할 현실의 세계는 그와 전혀 딴판이다.

긴장과 스릴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그런 긴장과 스릴이 넘친다. 번민과 갈등이 보여야 할 곳에서는 역시 그런 감성들이 드러난다. 기묘하게 상황이 바뀌는 ‘반전’도 적절하게 등장하면서 읽는 이의 시선을 강하게 붙잡아 둔다. 냉혹하며 잔인한 정보원의 세계, 번민과 갈등이 찾아들 때 떠오르는 ‘커피’를 향한 주인공의 욕구가 번갈아 들면서 작품의 긴장도를 높인다.

베이징에서 벌어지는 숨 막힐 듯한 정보공작의 흐름이 이 소설의 백미다. 남북관계의 긴장감이 그대로 살아나 있고, 대북 정책의 이면에서 요동치는 대한민국 정계의 적나라한 모습이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통일부장관, 국정원 고위층의 동태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렸다. 소설에 등장하는 북한의 보위부와 대남 관계자들의 행동과 사고방식도 실제 자료를 면밀히 훑고 추적한 작가의 노력으로 작품 속에서 매우 생생하게 그려진다.

중국의 미녀 공안(경찰)요원, 어딘지 수상한 베이징의 스타벅스 지점장, 특종을 쫓는 한국의 기자, 우연히 베이징 거리에서 마주친 고교 동창 등은 이야기를 매우 재미있게 이끄는 등장인물들이다.
‘커피’와 ‘스파이’는 소설의 두 축이다. 둘은 안과 밖, 즉 표리(表裏)를 이룬다. 개인적이면서 자유롭고 분방한 세계의 상징인 커피, 냉혹함과 잔인함을 의미하는 현실세계의 상징인 스파이 사이의 긴장관계가 좋은 설정을 이루면서 이야기 전체를 끌어간다.

주인공은 조직의 명령과 개인의 고민 사이에서 방황하고 번민한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책은 이런 여러 가지 물음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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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2012)

저자 - 김광호
시나리오, 만화 스토리, 소설, 연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현재는 소설 집필에 전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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